유럽을 경험한 현장의 지도자 설기현

이번 글에서는 2000년대 큰 활약을 보인 공격수 설기현 선수에 대해 알아보겠다.

2000년대 한국 축구의 공격진에는 늘 설기현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체격, 스피드, 그리고 유럽 무대 경험까지 갖춘 설기현은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그는 팀의 공격을 이끌며 한국 축구의 실력을 증명했고 이후에도 오랫동안 국가대표와 클럽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2025년 현재 그는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으며 선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대를 키워내고 있다.

설기현의 성장

1979년생으로 경상남도 김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했고 고려대학교 시절 공격수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다. 당시 한국 대학축구에서 보기 드물게 피지컬과 기술을 함께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에도 포함되었다. 프로 무대 진출은 해외에서 시작되었다.

2000년 벨기에의 로열 앤트워프 FC로 이적하면서 한국 공격수의 유럽 진출 시대를 열었다. 벨기에 무대에서 설기현은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리그 30경기 이상 출전과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안데를레흐트로 이적해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도 나섰다. 이 시기의 설기현은 단순히 유망주가 아닌 유럽형 공격수로 완성된 단계였다. 그의 플레이는 단단했다. 신체 조건을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와 양발 슈팅 능력, 그리고 공간 침투 감각이 뛰어났다. 한국 대표팀 공격수 중에서도 유럽 무대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2006년 설기현은 27세로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였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 체제에서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를 오가며 공격 전개와 찬스 메이킹을 동시에 담당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토고전에서 설기현은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첫 승리를 이끌었다. 그 골은 당시 팬들에게 설기현의 왼발 한 방으로 기억된다. 단순히 결과를 만든 장면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자신감 있게 골문을 향해 때린 그 장면은 대표팀의 분위기를 살리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프랑스전에서도 그는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활약했다. 지치지 않는 체력과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대표팀의 전술 밸런스를 유지했다. 비록 스위스전에서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설기현은 끝까지 팀을 위해 헌신했다. 그의 이름은 2006년 대표팀의 상징 중 하나로 남았다.

월드컵 이후의 커리어

2006년 이후 설기현은 잉글랜드 챔피언십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레딩 FC에서 활약했다. 영국 무대에서도 부지런한 활동량과 팀플레이로 인정받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는 골보다 팀 전술을 우선시하는 플레이로 감독들의 신뢰를 받는 유형의 선수였다. 국내로 복귀한 뒤에는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에서 뛰며 K리그 팬들에게 다시 익숙한 얼굴이 되었다.

대표팀에서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까지 꾸준히 출전하며 후배 공격수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2011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며 20년 가까운 선수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의 커리어는 화려함보다는 꾸준함에 있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팀이 필요한 위치에서 헌신하는 모습은 후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지도자 설기현

은퇴 후 설기현은 자연스럽게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2018년 경남 FC에서 코치로 첫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고 2019년에는 성남 FC 감독으로 부임했다. 프로 무대에서도 차분하고 분석적인 전술로 주목받았고 선수들과의 소통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감독은 선수를 변화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것을 최대로 끌어내는 사람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 철학은 유럽 시절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재는 지도자로서뿐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활동하며 젊은 지도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하고 있다.

설기현은 또한 K리그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하며 냉철하고 논리적인 분석으로 팬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데이터와 전술 흐름을 중심으로 경기를 해석하는 그의 해설은 선수 시절처럼 차분하면서도 정확하다. 2025년 현재 그는 여전히 축구 현장 한가운데 있다. 그라운드에서 뛰던 열정은 이제 벤치와 강단 위에서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2006년의 설기현은 대표팀의 믿을 수 있는 공격수였다. 기술과 경험을 모두 갖춘 선수로 팀이 필요할 때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특히 토고전의 골은 그의 커리어를 상징하는 장면이자 한국 축구의 투지를 보여준 순간이었다. 2025년의 설기현은 이제 지도자로서 또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선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대를 키워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그의 철저한 준비와 분석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국가대표로 오랜기간 활약한 설기현 선수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 글에서도 한국 축구 국가대표로 뛴 선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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