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의 지배자 치달의 달인 국가대표 최유리

이번 글에서는 축구 국가대표 최유리 선수에 대해 알아보겠다.
현대 축구에서 공격수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바로 '속도'와 '활동량'이다. 단순히 골을 넣는 것을 넘어, 상대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압박하며 팀 전체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에서 이 역할을 가장 완벽하게 수행하는 선수가 바로 최유리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측면을 허물고,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누비는 그녀는 '황소'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저돌적이다. WK리그의 제왕 인천 현대제철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이제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최유리의 축구 인생과 그녀만의 독보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본다.

치달의 달인 국가대표 최유리
치달의 달인 국가대표 최유리 

WK리그의 지배자

최유리의 커리어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2016년 W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전 스포츠토토(현 세종 스포츠토토)에 지명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데뷔 초부터 리그 내에서 손꼽히는 윙어로 주목받았다.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는 알고도 막기 힘든 무기였고, 신인답지 않은 과감함으로 리그 수비수들을 당혹게 했다. 스포츠토토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그녀는 2021년, WK리그 절대 1강으로 군림하던 인천 현대제철 레드엔젤스로 이적하게 된다. 현대제철에서의 최유리는 그야말로 '날개 돋친 호랑이'였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호화 군단 속에서도 그녀는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팀의 통합 우승 행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장슬기, 이민아, 정설빈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그녀의 기량은 만개했고, 챔피언 결정전과 같은 큰 경기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빅게임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국내 무대에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어 보였던 그녀였지만, 안주보다는 도전을 택했다. 2023년 9월, 최유리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소속의 버밍엄 시티 WFC로 이적을 확정 지었다. 한국 여자 선수로는 조소현, 지소연, 이금민, 박예은 등에 이어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한 사례였으며, 3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익숙한 환경을 버리고 낯선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그녀의 엄청난 열정과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버밍엄 시티에서도 그녀는 특유의 성실함과 돌파 능력을 인정받아 이적 직후부터 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다. 2024년 4월에는 구단 선정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팀 내 입지를 탄탄히 다졌으며, 현지 팬들로부터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라는 찬사를 받으며 한국 여자축구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치달의 달인 최유리

최유리를 상징하는 단어는 단연 '치달(치고 달리기)'이다. 공을 길게 차놓고 수비수와의 스피드 경합에서 이겨내는 그녀의 플레이는 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단순히 발만 빠른 것이 아니라,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도 신체 밸런스를 유지하며 공을 소유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상대 풀백이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순식간에 뒷공간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리거나 직접 슈팅을 가져가는 패턴은 최유리의 전매특허와도 같다. 하지만 최유리의 진가는 공격보다 '수비 가담'과 '전방 압박'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콜린 벨 전 감독이 그녀를 그토록 중용했던 이유는 바로 이 헌신적인 플레이 스타일 때문이다. 최유리는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팀의 1차 저지선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상대 수비수가 공을 잡으면 미친 듯한 스피드로 달려들어 압박을 가하고, 실수를 유발하거나 공을 탈취해 곧바로 역습 찬스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그녀의 활동량은 동료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또한 그녀는 전술적 이해도가 높고 다재다능하다. 주 포지션인 윙포워드뿐만 아니라 최전방 스트라이커, 윙백까지 소화할 수 있다. 특히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아져 득점력까지 겸비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빠른 발에 비해 마무리 능력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현대제철과 대표팀을 거치며 결정력을 크게 보완했다. 이제는 찬스가 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과감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드는 해결사 본능까지 갖추게 되었다. 167cm의 키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탄탄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유럽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는 점 또한 그녀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다.

국가대표 최유리

국가대표 경력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며 동메달 획득에 기여한 그녀는 이후 10년 가까이 대표팀의 측면을 책임져왔다. 지소연이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조소현이 궂은일을 도맡았다면, 최유리는 전방에서 끊임없이 뛰어다니며 공격의 활로를 뚫는 '돌격대장'이었다. 특히 최유리는 유독 중국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 '중국 킬러'라는 기분 좋은 별명도 가지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중국전에서 터뜨린 선제골은 그녀의 가치를 증명한 대표적인 장면이다. 비록 팀은 아깝게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중국 수비진을 공포에 떨게 했던 최유리의 저돌적인 돌파는 한국 여자축구 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2022 AFC 여자 아시안컵 결승 중국전에서도 선제골을 기록하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도 그녀는 주전 공격수로 나섰다.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보여준 투혼은 감동 그 자체였다.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도 스피드에서 밀리지 않았고,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상대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최유리가 보여준 경쟁력은 한국 여자축구가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겼다. 이제 그녀는 대표팀 내에서 고참급에 속한다. 천가람, 이은영 등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최유리는 그들에게 풍부한 경험을 전수하고 그라운드 위에서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리더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2026 아시안컵을 향해 나아가는 현재의 대표팀에서도 최유리는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핵심 자원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자축구 국대 최유리 선수의 활약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개인적으로 최유리 선수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화려한 발재간이나 천재적인 센스를 타고난 선수들도 있지만, 최유리처럼 90분 내내 심장이 터질 듯 뛰며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는 드물다. 그녀가 흘리는 땀방울의 무게를 알기에 팬들은 그녀가 공을 잡고 달릴 때마다 더 큰 함성을 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버밍엄 시티로의 이적은 그녀의 축구 인생 2막을 여는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늦은 나이일 수도 있는 시점에 안락함을 버리고 거친 잉글랜드 무대에 도전한 용기는 정말 존경스럽다. 현지 적응 문제나 피지컬적인 열세 우려를 불식시키고 당당히 주전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준비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도 최유리 선수가 부상 없이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누벼주기를 바란다. 그녀의 폭발적인 '치달'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를 희망한다. 특히 다가오는 국제 대회에서 그녀가 다시 한번 '중국 킬러', 나아가 '세계의 킬러'로서 시원한 골을 터뜨려주기를 기대한다. 한국 여자축구의 영원한 엔진, 최유리의 질주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도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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